암사시장 야반도주 박씨, 21년전 ‘삼전동 살인’ 용의자였다
-2024. 8. 27

지난해 11월 서울 강동구 암사시장 인근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며 주변 상인 등에게 돈을 빌린 후 야반도주한 박모(여·66) 씨가 2003년 세 사람이 무참히 살해된 채로 발견된 ‘삼전동 방화 살인사건(삼전동 사건)’의 유력 용의자였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도주 이후 행방이 묘연한 박 씨는 현재 지명수배된 상태였습니다.


27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삼전동 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던 박 씨와 암사시장 사기 사건의 박 씨가 동일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삼전동 사건은 지난 2003년 송파구 삼전동 작은 반지하 빌라에서 박 씨의 아들 전모(당시 25세) 씨, 딸 전모(당시 22세) 씨, 딸 전 씨의 약혼자 김모(당시 29세) 씨가 불 탄 집에서 살해된 채로 발견된 사건이다. 박 씨의 남편은 자매가 어릴 때 사망했고, 당시 남매는 박 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사건 당일 알리바이가 불투명하고, 사망한 딸의 손안에 있던 13가닥의 머리카락에서 모계 쪽 DNA가 발견되면서 유력 용의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렇지만 경찰은 고통에 몸부림치던 딸이 스스로 머리를 잡아 뜯은 것이라고 판단해 박 씨를 입건하지 않았고, 사건은 미제로 남았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머리카락 일부로도 모계 쪽인 것은 밝힐 수 있지만 화재로 모근이 손상됐을 경우 특정인을 지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 씨는 사건 발생 6개월 전 남매 앞으로 생*보*을 들었고, 자녀들이 사망한 후 약 3억 원의 보*금을 수령했다. 2004년에는 순댓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하는 등 체인점 사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본보 취재 결과 박 씨는 ‘암사시장 사기’ 이전에도 2건의 유사 사기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박 씨를 추적하고 있지만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지난 5월 14일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렸습니다.

상견례 후 살해 당한 세 사람, 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
-2024. 11. 2.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미제로 남은 삼전동 방화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한다.

서울 강동구의 한 시장에서 넉넉한 인심과 탁월한 손맛으로 유명했다는 한식뷔페 사장 박 씨. 작년 어버이날에는 동네 어르신 300명에게 무료로 삼계탕을 대접한 사실이 알려져 모범 구민 표창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지난해 11월 갑자기 사라지면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돈을 빌려줬거나 물품대금을 받지 못해 그녀를 경찰에 신고한 사람만 10명, 피해금액이 4억 5천만 원에 달했다. 결국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까지 내린 상황에서 잠적 9개월 만인 지난 8월 검거된 박 씨. 한때 모범 상인으로 알려진 박 씨의 두 얼굴은 놀랍게도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녀가 끔찍한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우리한테 정말로 얘기하기로는 그냥 자식들이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다. 이렇게 얘기했지, 불에 타 죽었다는 얘기는 나중에 알았어요."

- 시장 상인

2003년 4월 6일 새벽 1시 40분경, 서울 송파구 삼전동 다세대 주택에서 일어난 화재. 2분 만에 불길은 진압됐지만, 반지하층 집 안에서 피투성이 상태의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전오도(25세), 전다영(22세) 남매와 다영 씨의 약혼자인 김진욱(가명, 29세) 씨가 흉기에 찔려 이미 사망한 상태로 각기 다른 방에서 발견되었습니다.

20대 건장한 남성 둘을 포함해 세 사람을 살해한 것도 모자라 불까지 지른 범인은 대체 누구일까. 불과 몇 시간 전, 다영 씨와 진욱 씨가 가족들과 함께 상견례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극은 더해졌다. 그런데 상견례에 참석했던 다영 씨의 엄마이자, 세 사람이 살아있던 걸 마지막으로 목격했던 인물이 바로 박 씨였다.

그날 박 씨가 운영하던 호프집에서 상견례 후, 자정 무렵 집에 도착한 걸로 보이는 피해자 세 사람. 이후 새벽 0시 반경 집에 돌아와 깨어있는 자녀를 보고, 1시쯤 찜질방에 가겠다고 집을 나섰다는 박 씨. 사라진 금품이나 출입문 강제 개방 흔적도 보이지 않았고, 화재 발생 시각이 1시 20분경으로 추정됨에 따라 박 씨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습니다.

"두 달 만에 갑자기 새벽 2시에 우리 집에 온 거예요. 내가 얘기한 시간하고 1시간이 비어요."

- 전 내연남 김 씨

제작진은 박 씨의 알리바이에 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전 내연남 김 씨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새벽 2시경 그의 집에 찾아왔다는 박 씨에 대해 그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과연 박 씨는 생때같은 자녀를 잃고도 억울한 누명을 쓴 엄마일까, 아니면 예비 사위까지 처참하게 살해한 비정한 여인일지 궁금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