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 마친 루키 문동주 "구속 욕심없고 변화구 제구 좋아졌어요 - 2022. 11. 23
한화 이글스의 고졸 루키 문동주(19). 얼마전 살짝 아쉬운 일이 있었다. KBO리그 대표팀인 '팀 코리아' 명단에 올랐다. 본인도 깜짝놀란 파격적인 대표 선발이었다. 11월 초 예정됐던 메이저리그 연합팀과 경기에 나설 대표팀이었는데, 갑자기 전체 일정이 취소됐다. 대표팀 출전은 무산됐으나 한국프로야구가 문동주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은 대표팀에서 문동주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싶어 했답니다.
프로 첫해에 13경기에 등판해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정신없이 난타를 당하고, 갑자기 흔들려 고전하기도 했다. 단점을 메우고 배우며 씩씩하게 성장했다. 두 차례 부상 때문에 풀타임으로 뛰지 못했지만 시속 150km대 중반의 강속구로 상대타자를 압도했다. 후반기에 합류해선 이전보다 안정적인 투구로 기대를 높였다.
21일 대전야구장에서 만난 문동주는 "대표팀 명단에 올라 굉장히 기분 좋았다. 만약 WBC 대표팀에 뽑힌다면 더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내 장점을 살려 자신있게 던지고 싶다. 하지만 먼저 대표선수에 합당한 실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고 했답니다.
감독부터 투수코치, 선배 투수, 포수까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문동주가 프로 첫해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천재과 투수는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그는 "직구 제구는 예전부터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출전이 늘면서 변화구가 좋아진 느낌이다. 손에 적응이 됐다고 할까, 변화구로 원하는 코스로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직구, 커브를 던지다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삼촌뻘 선배 정우람이 체인지업 스승이다. 문동주는 체인지업 이야기가 나오자 "정우람 선배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고마워했답니다.
155,156km 강속구를 편하게 뿌린다. 투구 스피드업은 투수의 본능. 고교시절 163km를 던진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는 등번호 17번을 달았는데, 시속 170km 목표를 의미한다고 했다. 그런데 문동주는 구속에 욕심이 없다고 했다. 현재 구속으로도 충분히 통한다는 걸 확인했다. 무리를 할 이유가 없다. 구속보다 더 중요한 것에 더 신경쓰면 된답니다.
루키 시즌, 첫 등판 경기, 첫 홀드 경기, 첫 승 경기 등 '첫'이 앞에 붙는 모든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0월 3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거둔 첫승 기념구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고 했답니다.
"문동주는 왜 안 돼?" 추신수가 열 올린 WBC 탈락, 당사자는 생각도 안 했다 - 2023. 1. 25
한화 투수 문동주(20)의 이름이 설 연휴에 화제가 됐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의 세대 교체를 놓고 작심 발언한 추신수(41·SSG)가 문동주를 선발하지 않은 것에 아쉬워한 것이다.
추신수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 지역 라디오 DKNET에 출연해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 어떤 성적보다 앞으로를 봤다면 새로 뽑히는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며 “언제까지 김광현(SSG), 양현종(KIA)인가.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 선수들은 왜 안 되냐”면서 문동주의 이름을 꺼냈습니다.
추신수는 “문동주를 예로 들면 지금 제구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지금 그만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 안우진(키움)도 마찬가지이고,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얼굴을 비쳐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야구가 할 일이다. 그게 아쉽더라”는 견해를 밝혔답니다.
추신수가 열을 내며 아쉬워했지만 당사자인 문동주는 WBC 대표팀 제외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설 연휴 추신수 발언 논란이 터지기 전 문동주는 WBC 최종 엔트리 탈락과 관련해 “아쉽지 않다. (지난해) 뭐 한 것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전혀 없다. (대표팀 선발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것이다”고 말했답니다.
지난해 데뷔한 문동주는 1군에서 13경기(28⅔이닝)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탈삼진 36개를 기록했다. 3월 내복사근 미세 손상, 6월 중순 견갑하근 부분 파열로 두 번이나 재활하면서 장기간 결장했지만 시즌 마지막 3경기를 선발로 나서 15이닝 20탈삼진 5실점으로 특급 유망주 잠재력을 뽐냈다. 최고 158km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에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폭풍 성장세를 보였다.
WBC 대표팀 사령탑인 이강철 KT 감독도 시즌 막판 문동주의 투구를 높이 평가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내가 한화 감독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문동주는 국가대표급 투수”라고 거들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WBC 예비 엔트리 성격인 50인 관심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최종 승선 여부도 관심을 모았지만 불발됐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세대 교체도 중요하지만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은 실패로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할 대표팀 입장에선 최정예 멤버를 꾸려야 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김진욱(롯데)처럼 깜짝 발탁된 유망주 사례도 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WBC 대회의 무게를 감안해야 했습니다.
비록 이번 WBC 대표팀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2003년생 문동주는 이제 20세 약관이다. 12월생이라 만으로는 19세가 막 지났다.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한 문동주에게 2~3월은 몸을 만들며 서서히 빌드업해야 하는 시기다. 큰 대회에서 실전 경험을 쌓는 것도 좋지만 지금 당장 문동주는 무리하지 않고 차근차근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게 훨씬 중요하답니다.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참가를 앞두고 개인 훈련으로 몸을 탄탄하게 만든 문동주는 “새해 목표는 건강한 것 하나밖에 없다. 저도 건강하고, 팀도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년차 시즌에도 등번호 1번을 유지한 그는 “(입단식에서) 영구결번한다고 했으니 계속 써야죠”라며 웃었답니다.